
[전기, 밀양-서울] 낭독(3)
평화와 공존, 존중과 평등 등의 가치는 여전히 실현되지 않았으며, 이 때문에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평화는 이미 수백 년, 수천 년간 분투해 온 목표이며 평등 역시 최소한 인류가 수백 년의 시간 동안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온 가치다. 싸움은 이루고 성취하여 획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해야만 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내 마음이 가리키는 방향이 그러하기 때문에, 내가 함께할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는 방향이 그러하기 때문에 걸어갈 수밖 에 없는 길인 것이다.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일이라 하더라도 그 싸움 의 목표가 옳다면 그것이 미래다. 그런 의미에서 탈송전탑과 탈핵은 언 젠가 올 수밖에 없는 미래다. '밀양 할매'만이 아니라 지금의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 뽑히지 않을지라도, 언젠가 송전탑은 뽑히고 말 것이다.
'밀양 할매'가 저 높은 송전탑에 올라가 온 몸의 힘을 다해 '송전탑을 뽑아달라' 외치기 전에, 그렇게 높은 곳에 올라가지 않고도 그 간절한 목소 리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송전탑 아래에서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하더라도 그 목소리를 듣기 위해 귀 기울이는 이들이 있다면 '밀양 할 매'는 송전탑 꼭대기에 올라가지 않을 것이다. 소곤소곤 들릴 듯 말 듯 작 은 소리로 말하는데도 열심히 들어 이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어느 누구도 찬바람 부는 높은 곳에 올라 온몸을 다해 외칠 일이 없을 것이다.
'밀양 할매'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할머니도 아니고 안타까운 폭력의 희생양도 아니다. 그보다 더 높고 고귀한 곳에 '밀양 할매'의 이름이 있다. '밀양 할매'는 한국 에너지 정의와 탈핵 운동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 를 만들었고, 그들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기후 위기 시대 기후 정의를 향한 실천은 에너지 정의를 실현하고 기후 부정의를 극복하 는 데서 시작된다.
인류 역사가 나아가는 길에서 지금 현재 가장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가 기후 정의의 실현이라면 여기 그것을 가장 먼저 앞장 서서 주장하고 실천한 이들이 있다. '밀양 할매'는 탈송전탑 탈핵 운동가이고, 이들은 이미 오래전에 다음 세대 인류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위해 기후 정의 실천의 첫발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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